수원FC 잡은 제주 김정수 대행 "선수들이 큰 선물 빨리 줬다"(수원=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선수들이 큰 선물을 빨리 줬다. 고맙게 생각한다."
프로축구 K리그1 제주SK FC 감독 대행을 맡고서 4경기 만에 승리를 거둔 김정수 수석코치는 이렇게 말했다.
제주는 강등권으로 처지자 지난달 27일 김학범 감독을 경질하고 김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앉혔다.
이후 1무 2패에 그쳐 여전히 11위인 제주는 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0위 수원FC와 경기에서 달콤한 승리를 맛봤다.
리그에서 무려 11경기 만에 이겼다.
최하위 대구FC는 김병수 감독이 5월 말 대구 지휘봉을 넘겨받고서 무려 12경기 만에 첫 승리를 올린 바 있다.
제주는 리더십을 교체하고서 4경기 만에 승리했다. 그것도 강등 여부가 갈릴 파이널B 5경기의 첫판에서 승점 3을 따내며 강등권 탈출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김 대행은 선수들에게 고마워하면서 "우리 선수들이 자유롭게 뛸 수 있도록 최대한 존중해줬다. 다만 규율, 원칙, 기본적인 것들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인 것으로 강조한 건 볼에 대한 적극성을 가지고 몸싸움에 나서는 부분이었다"면서 "지난 경기들 실점 장면에서 문제 된 부분을 훈련을 통해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간 것도 주효했다"고 말했다.
경기 막판 가슴 철렁한 장면이 연출됐다.
제주 최병욱이 수원FC 골키퍼 황재윤의 안면에 발길질해 큰 충격을 입혔다.
공을 황재윤이 쳐낸 상황에서 최병욱이 무리하게 슈팅을 시도한 것이 사고를 낳았다.
황재윤은 의식을 잃지는 않았으나 충격 부위에 부기가 심하고 잠시 균형을 못 잡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 대행은 "최병욱이 마음이 앞선다고 다 되는 건 아니라는 걸 느꼈을 것이다. 본인이 많은 생각을 할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황재윤이 걱정스럽다. 괜찮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3경기(1무 2패)째 승리하지 못한 수원FC 김은중 감독은 "선수들이 나약하다"고 일갈했다.
그는 "후반에 게임 빼달라는 선수가 나왔다. '다른 선수들이 다 숨어있다. 이렇게 해서는 어떻게 한 팀으로 뛸 수 있겠느냐'며 불만을 제기하더라"고 전하면서 "상대가 잘해서 졌다면 납득하겠다. 우리는 약하게 준비해서 오늘 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