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이강인(24)이 뛰는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의 골문을 지켜온 잔루이지 돈나룸마(26·이탈리아)가 유럽축구연맹(UEFA) 슈퍼컵 참가 명단에서 제외된 뒤 사실상 팀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 골키퍼인 돈나룸마는 13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특별한 파리 팬 여러분께'로 시작하는 글을 올려 PSG에 작별을 고했다.
돈나룸마는 "저는 (파리에) 도착한 첫날부터 제 자리를 차지하고 PSG의 골문을 지키고자 경기장 안팎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면서 "안타깝게도 누군가 제가 더는 팀의 일원으로 성공에 기여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실망스럽고 낙심했다"고 적었다.
이어 "파르크 데 프랭스(PSG의 홈구장)에서 팬들의 눈을 바라보고 작별 인사를 할 기회를 갖고 싶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면서 "만약 그렇게 되지 못하더라도 여러분의 지지와 애정은 제게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절대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이 클럽에서 뛰고 이 도시에 사는 건 정말 큰 영광이었다"면서 "고맙습니다, 파리"라고 인사했다.
돈나룸마의 SNS 글은 14일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 치를 UEFA 슈퍼컵을 앞두고 발표된 PSG의 참가 선수 명단에서 그가 제외된 직후 게시됐다.
돈나룸마는 2021년 여름 AC밀란(이탈리아)을 떠나 PSG와 2026년까지 계약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로 74경기를 뛰며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에서는 우승 주역으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도 뽑힌 돈나룸마는 PSG에서도 정규리그(리그1) 4회,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2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회 등의 우승에 기여했다.
PSG와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돈나룸마는 애초 재계약을 원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ESPN은 매달 85만유로(약 14억원)를 받는 돈나룸마는 급여 인상을 요구했으나, 구단은 기본급을 낮추는 대신 개인 및 팀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식의 새로운 급여 체계에 따라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새 골키퍼를 물색한 PSG가 최근 릴(프랑스)에서 뤼카 슈발리에를 영입한 데 이어 UEFA 슈퍼컵 명단에서 자신을 제외하자 결국 돈나룸마는 결별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돈나룸마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이며 인간적으로는 더 뛰어나다"면서도 "이번 결정은 우리 팀이 필요로 하는 골키퍼의 유형과 관련 있다"고 밝혔다.
ESPN에 따르면 PSG는 첼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그리고 인터 밀란(이탈리아)으로부터 돈나룸마의 이적 제안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